기업 경영에 게이미피케이션을 적용하고 실행할 때 핵심 성공 요소는 무엇이며,
이를 인간 중심적 관점에서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알아본다.
게이미피케이션의 핵심 성공 요소
게이미피케이션의 구성 요소는 다른 말로 작동 원리라고 할 수 있으며, 크게 두 가지 요소를 근간으로 한다. 첫 번째 요소는 ‘혜택(benefit)’으로, 참여하는 플레이어가 가져가게 되는 명확한 혜택을 의미한다. 혜택이 명확하지 않으면 참여자의 몰입을 유도할 수 없기 때문에 혜택은 게이미피케이션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두 번째 요소는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다. 엔터테인먼트라는 단어 자체가 갖고 있는 의미처럼 차별화된 즐거움을 제공하는 것도 게이미피케이션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이러한 혜택과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인간 중심의 Why, What, How를 고민해야 한다.
메타버스를 도입하거나, 기업의 여러 기능적 요소에 게이미피케이션을 접목하는 과정에서 일부 회사들은 타 업체를 기계적이고 단편적으로 벤치마킹하거나, 관련 기술을 보유한 업체와 솔루션 도입 또는 시스템 구축을 논의하는 일부터 바로 시작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기술 중심적인 구축 위주의 접근방법은 게이미피케이션의 실패 가능성을 매우 크게 만든다. 이러한 실패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게이미피케이션 실행의 핵심 단계를 거쳐 가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첫 번째 단계가 바로 ‘Why’이다. ‘Why’는 게이미피케이션을 왜 하려고 하는지, 이를 통해 기업이 달성하고자 하는 비즈니스 목적이 무엇인지 명확히 설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더불어 우리 회사가 게이미피케이션을 통해 혜택을 주고 몰입을 시켜 열정을 형성하고 싶은 대상 고객이 누구인지도 분명히 해야 한다. 막연하게 ‘세상을 위한, 대중을 위한, 절대 다수의 고객을 위한’ 게이미피케이션은 적용하고 추진하는 것은 의미가 불분명하다는 점을 명심하자.
두 번째는 ‘What’이다. ‘What’은 게이미피케이션을 통해 고객에게 어떤 경험을 전달할지 구체적으로 설계하는 과정을 말한다. 순간의 즐거움, 휘발성으로 잊히는 경험은 기업 입장에서는 큰 의미가 없다. 고객이 정말로 원하고 필요로 하는 경험이 무엇인지 탐색해 촘촘하게 연속된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비즈니스의 원래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은 ‘How’로, 세상에 존재하는 여러 기술적 요소와 툴을 고려해 게이미피케이션의 구현 방식을 설계하는 과정이다. 이 세 가지는 순차적으로 긴밀히 연결되어 진행되어야만 한다.
게이미피케이션의 단계별 실행 접근방법
게이미피케이션의 목적과 대상을 명확히 하는 ‘Why’는 첫 번째 단계인 고객의 페르소나를 설정하는 것이다. 페르소나는 다양한 영역에서 많이 쓰이는 용어로, 특정한 성향을 갖고 있는 집단을 대표하는 유형을 의미한다. 기업이 만족시켜야 하는 고객이 누구인지, 누구를 대상으로 게이미피케이션을 고민하고 있는지에 대해 구체적인 범위와 맥락을 설정해야 한다. 이 고객은 외부에 있는 최종 사용자가 될 수도 있고, 또는 기업 내부의 구성원일 수도 있다. 이렇게 고객을 유형화하고 게이미피케이션의 대상 고객을 설정한 후에는, 그들이 제품과 서비스를 경험하고 구매 의사 결정을 할 때 (내부 구성원이 대상 고객일 경우, 그들이 업무 환경을 경험하고 과업을 수행함에 있어서) 동질적인 사용자 집단 간의 커뮤니티 내에서 공통적으로 언급되는 미해결 니즈나 불만(Pain Point)이 무엇인지 이해해야 한다.
서두에 언급한 ‘인간 중심, 사람 중심의 게이미피케이션’이란 바로 이런 니즈를 본질적으로 진정성 있게 이해하고 게이미피케이션을 실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과정에서 우리 고객이 품고 있는 문제들 중 고객의 자발적이고 지속적인 참여와 몰입이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가를 선별해낼 수 있게 된다. 그 후에야 비로소 문제의 유형을 분류하고 게이미피케이션의 과제를 매핑할 수 있게 된다. 이 과정에서 한 가지 추가적으로 검토할 부분은 역효과이다. 게이미피케이션을 적용했을 때 발생 가능한 부정적 영향과 효과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두 번째 단계는 ‘What’으로, 게이미피케이션을 통한 경험의 변화를 설계하는 과정이다. 앞선 ‘Why’ 단계에서 설정된 고객은 이제 플레이어로 바뀌게 된다. 플레이어의 자발적 참여와 몰입 측면에서 이들의 특성과 유형을 정의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플레이어 페르소나 설정이다. 그다음, 플레이어가 무엇을 기준으로 의사 결정을 하고 무엇에 본능적으로 이끌리는지와 관련된 플레이어의 니즈와 모티베이션 요소를 정의한 후, 구체적으로 게이미피케이션을 적용하기에 적합한 타깃 플레이어를 정의한다. 플레이어의 성향은 상당히 다양하게 분류할 수 있으며, 그 성향에 따라 도전 과제를 부여한다든지, 경쟁을 유도한다든지, 파격적인 보상을 준다든지, 실적이나 플레이어의 아이덴티티를 공유하게 하는 등 다양한 유형의 게임화 접근이 가능하다.
이처럼 다양한 유형의 접근 방식들을 플레이어의 성향에 맞게 매핑하게 되면 최종적으로 플레이어들에게 제공할 맞춤형 게이미피케이션 경험 시나리오가 도출된다. 이에 따라서 플레이어가 수행하게 될 일련의 활동 흐름과 단계별 기대효과를 구체화하고, 플레이어를 깜짝 놀라게 하고 흥미를 극대화할 수 있는 와우(WOW) 요소를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스토리텔링을 완성하는 것이 바로 게이미피케이션의 구체적 경험 설계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게이미피케이션의 실행을 위한 최적의 솔루션과 틀을 발굴하고 개발하는 ‘How’ 과정이 남아 있다. 비즈니스 관점에서 실제로 다양한 유형의 게이미피케이션 구현 방식을 고안해볼 수 있는데, 목적에 따른 맞춤형 게임 개발 또는 플랫폼 콘셉트의 메타버스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또 물리적 도구를 활용해 게이미피케이션 도구를 개발할 수도 있다. 이러한 솔루션과 툴에 대한 아이디어를 도출한 후에는 이를 매우 빠른 시간 안에 최소한의 특징만 갖춘 프로토타입으로 만들어볼 수 있다. 이러한 개념적인 프로토타입 또는 시각적인 스토리보드를 제작해 기업이 구현하려고 하는 게이미피케이션 시나리오를 시각적으로 형상화해본 후, 잠재적 고객 또는 플레이어들을 통해 그 유의미성을 검증해야 한다. 과연 처음에 의도했던 게이미피케이션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 기업의 고객과 플레이어가 실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는지 등을 테스트하는 검증과 피드백 과정을 반복하여 게이미피케이션 솔루션의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
인간 중심 접근법의 필요성
앞서 언급한 과정은 소위 디자인 싱킹 프로세스(Design Thinking Process)와 매우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이 과정의 핵심은 바로 공감이다. 다시 말해 우리가 그동안 갖고 있었던 고객에 대한 선입견이나 고정관념을 버리고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한번 진정성 있게 이해해보는 활동이다. 지금 우리의 고객과 구성원들은 디지털 네이티브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디지털 환경에 매우 익숙하다. 게이미피케이션은 상당 부분 디지털 환경에서 디지털 Enabler들을 바탕으로 구현되기 때문에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이를 접하는 고객의 니즈가 더 빠르게 변화하고 예측하기 어렵게 된다.
따라서 고객에 대한 공감과 이해의 과정에서 고객이 풀고자 하는 문제를 정의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개발하여 빠르게 구현하고 검증해야 한다. 고객과 구성원에게 공감하고 이해하여 접근하는 인간 중심의 접근방법이 아닌, 기획자의 지식과 선입견에 기반하여 게이미피케이션을 디자인하면 결국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이는 고객의 진정한 몰입을 형성하기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옴니케어는 게이미피케이션 적용에 실패한 후에, 사람 중심의 접근방법을 통해 다시 성공을 거둔 사례이다. 옴니케어는 미국 전역의 약국에 제약 관리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회사로, 약국으로부터 받는 문의를 빠르고 효과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게이미피케이션을 도입했다. 게이미피케이션 도입 초기, 회사는 기술적 이슈 해결, 기술 지원 등에 관한 문의 사항을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해 점수판 제도를 도입하여 업무 처리 건수나 속도를 기준으로 신속하게 대응한 직원들에게 현금으로 보상을 해주었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는 조직 내에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
실제 옴니케어 기술 서비스 담당자들은 자신의 일을 단순 반복 업무가 아니라 전문적이고 창의적인 업무로 여기고 있었고, 스스로의 업무에 대한 통제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하여 업무에 만족하고 있었다. 그러나 점수판 방식의 게이미피케이션 시스템이 도입되자 자신을 감시하기 위한 것이라 여겨 거부감을 갖게 된 것이다.
결국 이는 직원 이탈률을 증가시키고 고객의 만족도를 낮추는 역효과를 가져왔다. 이런 결과가 나오게 된 이유는 회사가 직원들이 실제 어떤 요소에 의해 동기부여를 받는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옴니케어는 이러한 실수를 깨닫고 게이미피케이션을 통해 기대했던 성과를 얻을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단순 반복형 업무에 대해서는 단순한 측정과 피드백이 효과적이지만 전문적이고 창의적인 업무에는 좀 더 복잡한 미션과 피드백이 효과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에 따라 시간과 행동의 신속성이 아닌, 직원들이 이뤄내야 하는 업무 관련 목표 실적을 설정해 근무 시작할 때 도전과제로 부여하여 직원들의 창의성과 업무 효과성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옴니케어의 사례는 직원들이 플레이어인 게이미피케이션을 도입할 때는 직원들의 업무 특성과 상황에 따라 다른 방식을 적용해야 함을 보여준다. 그리고 게이미피케이션에 어떤 테크닉을 도입할지에 대한 고민에 앞서 직원들이 업무에 집중하는 메커니즘을 정확히 이해하고 제대로 업무 경험을 설계하는 것이 중요함을 시사한다.
지금까지 게이미피케이션의 핵심 성공 요소와 실행의 접근방법에 대해 세부적으로 짚어보았다. 게이미피케이션에서 인간 중심의 접근 방식은 선택이 아닌,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고객의 몰입과 열정을 형성하기 위한 게이미피케이션의 접근 과정에서, 도입의 목적과 대상을 명확히 설정한 뒤에 진정성 있는 고객 이해의 과정을 먼저 거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출처] 포브스코리아 https://jmagazine.joins.com/forbes/view/335778
기고자 김일겸 무늬랩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