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가 최근 한 팟캐스트에서 한 말입니다. 그는 AI가 일터에 가져올 변화에 대해, "PC의 등장만큼이나 큰 변화"라고 이야기했습니다.
"AI의 등장은 산업혁명만큼 극적이진 않더라도 PC의 등장만큼이나 큰 사건이다. (과거) 워드 프로세싱 프로그램이 사무 업무를 없애지는 못했지만 완전히 바꿔 놓았지 않았나. 고용주와 임직원 모두 적응해야만 했고, 실제로 그렇게 했다."
빌 게이츠, Trevor Noah <What Now?> 팟캐스트
1990년대 PC의 등장은 일터의 환경과 일하는 방식을 뒤흔들어 놓았습니다. 종이에 펜으로 문서를 작성하던 방식이 타이핑하는 방식으로 바뀌며, 물리적인 종이 문서는 점점 디지털 문서로 대체되어 갔습니다. 문서를 보관하던 서류 보관함도 문서 데이터를 저장하는 서버나 클라우드 공간으로 대체되었죠. 이처럼 기술 하나의 등장이 일하는 방식과 환경을 완전히 바꾸기도 하는데, 빌 게이츠는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도 바로 그러한 영향력을 가졌다고 봤습니다. 그는 AI 덕분에 주 3일 근무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해 화제가 되기도 했죠.
업무에서의 AI 활용에 주목하는 것은 국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6월, 삼성전자 경계현 사장이 연세대학교 강연에서 챗GPT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경 사장은 당시, "챗GPT를 (업무에) 써야 된다는 사람도 있고,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업무 효율화를 위해 어떤 방식으로든 챗GPT를 내부에서 사용할 수 있게끔 할 계획이다"라고 말해 화제가 되었습니다. 삼성전자는 이미 외부 AI를 대신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자체 AI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AI는 정말 일자리를 대체할까요?
국내·외의 반응처럼 AI로의 플랫폼 전환은 이미 진행 중입니다. 이때 그림자처럼 따라오는 우려가 바로 'AI가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인식입니다. AI는 정말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는 위험 요소일까요? 이와 관련해 올해 초 Microsoft와 링크드인(LinkedIn)이 함께 진행한 연구는 흥미로운 결과를 보여줍니다.
AI로 생성한 이미지 ⓒ Copyright MUNI LABS 2023
전 세계 31개국에서 각 1,000명씩 추출하여 31,000명 규모로 진행된 이 연구에서, 'AI가 일자리를 대체할까봐 걱정된다'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의 49%'였지만, 이보다 훨씬 많은 70%의 응답자가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AI에 최대한 많은 업무를 맡길 것'이라고 응답했습니다. 사람들이 AI를 사용하는 것이 더 편할 것이라고 생각한 분야는, 정확하고 빠른 정보 검색(86%), 회의 및 실행 과제 요약(80%), 하루 일과 계획(77%), 데이터 분석(79%), 그리고 크리에이티브 작업(73%) 등이었습니다.
직원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리더들의 생각도 비슷했습니다. 'AI가 일터에 가져 올 가장 큰 가치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직원 생산성 향상'이라 응답한 비율이 '고용 비용 감소'라고 응답한 비율 대비 2배 높았으며, AI로 인력을 대체하기 보다는 AI를 사용하여 노동 생산성을 높이는 데 2배 더 관심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비즈니스 리더들은 AI가 가치가 낮은 작업이나 반복적인 작업으로부터 직원들을 돕고, 직원 웰빙을 높이며, 역량과 업무 속도를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경제적 불확실성 속에서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는 비즈니스 리더들에게, AI가 반가운 해결책이 되어준 것이죠.
AI와 함께 근무하는 시대는 결국, 옵니다.
이러한 흐름과 연구 결과를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적어도 한 가지는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지금은 일자리를 두고 AI와 경쟁할 생각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AI를 일터에서 최대한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할 때라는 것입니다.
AI로 생성한 이미지 ⓒ Copyright MUNI LABS 2023
AI는 우리의 일하는 방식을 다시 한번 완전히 변화시킬 것입니다.
이는 다시, 새로운 일하는 방식에 맞게 인재 환경도 함께 변화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앞으로는 AI를 이용해 시간을 절약하고, 업무 속도를 높이며,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일에 더 많이 참여(engage)할 수 있는 직원이 필요해질 것입니다. 이와 관련된 업무 스킬들이 강조되면서 인재상과 함께 인재 개발 과정도 재정비되겠죠. 그리고 이런 변화에 적응해 새 시대에 적합한 인재를 더 많이, 빠르게 양성하고 확보하는 기업이 승자가 될 것입니다.
AI와 함께 근무하는 시대, 거스를 수 없는 큰 흐름 속에서 어떻게 AI를 지혜롭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할 때 입니다.